로톡 리브랜딩 ②맥락에 맞는 아이덴티티 만들기
WORK
BY | 조중현
DATE | 2023. 04. 28.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생존에 당면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새롭게 브랜드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조직에게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딩 프로젝트는 꼭 필요한 일이에요.
앞으로 오랫동안 로톡을 대표할 새로운 로고의 디테일한 결과물을 공개합니다.
로톡의 새로운 로고를 만들기까지
조직이 당면한 생존이라는 현생에 치여 ‘어디까지도 손댈지 모르는 결핍’을 만들고 조직 내 문제를 공표하는 일은 언제나 어렵습니다.
사실 로톡의 아이덴티티의 문제파악을 위해 킥오프를 한 시점은 지난 9월이었습니다. 그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부분은 리서치였습니다. 여러 퍼포먼스와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으로 필요한 디자인과 거시적 상황에 따른 투자상황과 비지니스 맥락적으로 필요한 디자인을 하기 위해 리브랜딩은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했어요.
쉽지 않지만, 꼭 필요한 브랜드아이덴티티 리뉴얼
대부분의 스타트업 조직이 아이덴티티를 쉽게 바꿀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문제라고 느끼는 부분을 감으로나마 인지하고 있지만, 아이덴티티 이슈를 수면 위로 꺼내고 공감대를 만드는 일은 생존이라는 아젠다에 많은 리소스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스타트업에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아이덴티티에 대한 고민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직이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또한, 적절한 시기에 이러 프로젝트들이 실행된다면 이를 발판으로 삼아 조직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아이덴티티 리뉴얼 과정과 그 결과가 주는 효과
브랜드아이덴티티 리뉴얼 과정에서 인터널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팀원들이 서비스 비전에 공감하게 하고 대략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우리 브랜드가 어떤 것인지 서로 같은 페이지에 있게 만들면 먼 훗날 거대한 좀비 레거시가 되어 돌아오는 참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고객 접점에 있는 여러 담당자끼리 협의하는 과정이 없이도 마케팅 메시지나 프로덕트 ux writing, 심지어 비지니스 IR자료까지 일관된 톤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로톡의 아이덴티티를 공개합니다
22년 8월에 리서치를 시작하며 킥오프하였지만, 디자인 작업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2022년 11월에 시작하여 12월 5일 디자인 팀내 리뷰를 통해 여러 가지 안들 중 디자인 원칙에 가장 맞는 ‘부드럽고 위로가 되며 진취적인 디자인’과 가까운 것을 선택하여 완성하게 되었으니, 실제 작업기간은 한 달 남짓입니다.
하지만 여러 이슈가 연달아 겹치면서 릴리즈 시점을 조금씩 미뤄왔기 때문에 이제서야 로톡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이렇게 공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레터링을 통해 한땀 한땀 그리면서 디자인한 로톡 로고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유연 경직, 캐릭터가 강함 평범함의 매트릭스를 짜두고 여러 안들을 세세하게 비교하면서 적절한 인상을 찾았습니다.
기존 상용 폰트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레터링을 통해 한땀 한땀 그리면서 디자인했기 때문에, 작게 보이지만 로고의 인상을 크게 좌우하는 기술적인 부분들까지 고려해서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조금 더 작은 크기에서도 잘 읽힐 수 있도록 어떠한 방식으로 a의 속 공간을 디자인하면 좋을지, 혹은 같은 인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W와 높이값을 조정할 수 있을지와 같은 디테일 말이죠.
로톡, LAWTALK이 아니라 Lawtalk 으로 디자인한 이유
하지만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은 “로톡을 어떻게 쓸 것이냐?” 하는 부분입니다.
한글로 사용할 것인지, 영문으로 사용할 것인지부터, 대문자를 사용할 것인지 소문자를 사용하되 단어의 첫 글자만 대문자로 사용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제일 많이 했습니다. 이는 로고타입을 인지하고 읽게 만드는 것에 있어 기술적인 디자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LAWTALK을 ‘로톡’ 이라는 한글로 사용하게 되면 쉽게 읽을 수 있지만 로톡의 로(law)가 무엇인지 인지가 되지 않아 법률서비스와 같은 인상을 줄 수 없으며, 오히려 ‘로또’ 같은 부정적인 사행성의 인상을 받는다는 사실을 사용자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LAWTALK으로 대문자를 사용하는 것보다 Lawtalk과 같이 소문자를 사용한다면 Law 와 talk을 구분하여 읽게 할 수 있고, 식별하고 인지하는 레지빌리티(legibility)가 좋아지기 때문에 법무 도메인(law)에서 서비스하고 있다는 각인을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또한, 각각의 단어를 식별하고 인지할 수 있다면 보고 지각하는 과정도 함께 좋아져 쉽게 읽기 가능한 로고를 만들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로톡은 국문보다는 영문으로, 그것도 단어의 첫 글자가 대문자지만 나머지는 소문자로 이뤄진 Lawtalk으로 디자인 하게 되었습니다.
최종안을 고도화 할때에 고려한 5가지 포인트
최종안을 고도화 할 때에는 아래 5가지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1.
대문자와 소문자의 인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L의 곡선을 이용하기
2.
a의 속공간과 꼬리의 형태에 대한 고민하기
3.
w의 형태를 고민하여 더 잘 읽히게 하기
4.
기존의 로고타입에 있던 T의 Dot을 계승하기
5.
각진 느낌은 다소 캐릭터가 강해 순화하기
같은 r값을 유지하기 위해 L의 외부 값과 내부값을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야 w의 하단부와 a의 꼬리를 탄탄하게 만들면서도 시각보정이 가능하게끔 여유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a의 카운터(속공간)을 얼만큼 확보할지에 따라 로고타입의 인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공간을 크게 차지하는 동그란 원이 로고의 무게중심을 만들고 있었죠. 너무 크게 차지하면 나머지 철자들보다 부각되어 밸런스가 이상해져 비교적 작게 처리하였습니다.
a의 테일(꼬리) 끝 길이는 전체적인 가로폭에 영향을 주게되어, 디지털 환경에 사용해야 하는 로고타입이므로 짧게 처리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w는 아래 획의 두께를 어떻게 조정하는지에 따라서 시인성과 밸런스가 달라지기 때문에 시각적인 테스트를 많이 했습니다. 부드러움과 강직함을 동시에 나타내기 위해 Law에서는 대문자로 정의 내린 L에 부드러운 꺾임을 부여 했고, 소문자로 쓰여진 talk 부분은 수직으로 곧게 뻗었습니다.
또한 a의 꼬리 부분과 W에는 부드러움을 나타내는 이 L의 r값을 그대로 살려 디자인했습니다.
또한 기존 디자인에서 보였던 불필요한 T의 획 중 왼쪽 획을 삭제하여 소문자 t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만들고 점은 완전 구의 형태가 아닌 사각형에 roundid를 적용하여 기존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인상을 부여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K의 끝 부분 또한 기존에 무게중심에서 굉장히 강하게 튀어나와 있던 획들을 새롭게 디자인하여 오히려 두께가 더 두꺼워졌는데도 불구하고 적절한 위치값으로 과하지 않지만 강인한 인상을 주려고 했습니다.
기존 디자인 같은 경우는 너무나도 날카롭고 고르지 못한 디자인으로 글자를 인지하지 못해 사용자가 어떤 서비스인지 읽고 해석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프로덕트에 적용할 수 있게끔 강한 캐릭터들을 간소화하면서도 부드럽게 디자인 되었습니다.
로톡의 새로운 심볼이 된 변호사의 얼굴
로앤컴퍼니는 잘 알려진 로톡 외에도 ai를 이용한 무료 판례검색 서비스 빅케이스, 누구나 쉽게 법을 알 수 있도록 뉴스 콘텐츠를 만드는 로톡뉴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로톡은 여러 서비스들을 연결하고 다양한 법률 콘텐츠들의 통로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때 로고타입만 새로 리뉴얼 되었다고 전반적인 브랜드 경험이 구축되기 힘들겠죠.
따라서 여러 서비스의 교두보 역할로 삼을만한 심벌을 디자인해야 했습니다.
눈썰미 좋으신 분들은 Lawtalk 중간의 t의 캐릭터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기존의 디자인에서 계승하여 새롭게 리-디자인한 이 t는 어떻게 보면 대문자 L에 점이 붙은 모습이 사람의 코와 눈 같다고 생각되지 않으시나요? 그래서 저희가 이걸 변호사의 얼굴 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변호사가 법을 쉽게 전달하여 혹은 의뢰인에게 여러 가지 법률 문제들을 조언해주는 상징으로 로고타입과 심볼이 잘 연결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따라서 심볼은 파비콘이나 아이콘 외에도 여러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직접적인 고객의 접점인 프로덕트에서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거나 냉철하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줘야 하는 상황에 공감과 감정, 위로를 전달하는 용도로 사용해볼 수 있겠습니다.
로톡의 디자인은 아직 끝난게 아닙니다.
심볼과 마찬가지로 아이콘과 컬러, 그리고 A-Z까지 직접 그린 영문을 활용한 타이포그래피 운용, 옥외 광고나 온라인 마케팅에 사용할 그래픽 패턴이나 인터널 브랜딩을 위한 디자인까지 추가적인 디자인들을 모두 소개하고 자랑하고 싶지만, 로톡의 디자인 전개를 기대해 달라는 의미에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로톡의 새로운 미래에 많은 기대 부탁 드립니다!
director : 조중현
designer : 허주경, 임재희
-이 아티클은 2023년 4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