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테크, 어디까지 알고 계신가요? -리걸테크 하위분야 Case Study
INSIGHT
BY | 전지민
DATE | 2023. 1. 31.
“리걸테크”라고 하면 막연하게 “로톡”과 같은 리걸 마켓플레이스(변호사 검색)만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이 계실 텐데요. 하지만 법률정보 검색부터 리걸파이낸싱에 이르기까지, 리걸테크의 분야는 훨씬 방대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번 콘텐츠에서는 그동안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던 리걸테크의 다양한 영역에 대해 탐구해보려고 합니다.
법률정보 검색
법률사무를 처리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바로 사건과 관련된 법령과 판례를 찾아내는 일입니다. 하루에도 수천 건씩 쏟아지는 법률 자료들 중에서 관련 있는 자료(data)를 찾고, 또 그 자료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만을 발췌해 유의미한 정보(information)로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죠. 그만큼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 업무입니다.
이에 따라 법률가들을 중심으로 검색 업무를 효율화하는 것에 대한 니즈가 커지며, 국내외에서 법률정보 검색 솔루션들이 활발하게 도입됐습니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Westlaw(웨스트로)’와 ‘LexisNexis(렉시스넥시스)’가 대표적인데요. 두 서비스 모두 법률정보 데이터베이스로, 검색엔진을 고도화해 더욱 정확하고 빠른 검색을 가능하게 합니다. 두 서비스는 우리나라 법조계, 학계 및 각종 연구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기도 하죠.
법률정보 검색 분야로 국내에는 ‘빅케이스’가 자리 잡고 있는데요, 국내 최다 판례(23년 1월 기준 약 320만 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판례 검색 결과를 쟁점 별로 묶어서 보여주는 ’쟁점별 판례 보기’, 판결문 중 핵심문장을 하이라이트 해주는 ’AI 요점보기’, 검색한 판례와 관련도 높은 판례를 보여주는 ’AI 유사판례’ 등 고도화된 기능으로 업무에 효율을 높입니다.
이밖에도 국내 다양한 업체들이 법률정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국내의 경우, 판결문을 열람하기 위해서는 보통 건당 1,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하고 그마저도 원하는 판결문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판례를 중심으로 한 법률 정보 검색 서비스는 변호사를 비롯한 법률 소비층의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법률정보 분석
한편 시장에는 방대한 양의 법률 정보를 분석하여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사용해 정부·의회·법원 자료들을 집계하고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FiscalNote(피스컬노트)’가 대표적입니다. ‘FiscalNote(피스컬노트)’는 주로 기업과 NGO 고객들을 대상으로 정부의 정책과 법률이 해당 고객사의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분석·정리해줍니다.
국내에서는 로앤컴퍼니가 2020년 10월 형량예측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1심 형사 판결문 약 47만 건의 통계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형량에 대한 통계 정보를 보여주는 서비스였죠. 이용자들은 범죄유형별로 주어진 몇 가지 질문에 답만 하면 관련 범죄에 대한 형량 통계정보를 열람할 수 있었습니다. 이로써 변호사와 의뢰인은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형량을 예측할 수 있었고, 로앤컴퍼니의 형량예측 서비스는 법률 정보에 대한 장벽을 허무는 데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해당 서비스는 규제 및 갈등 상황으로 인해 21년 9월 잠정 중단됐고, 현재 국내에는 유사한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법률문서 자동작성
리걸테크의 또 다른 분야로, 일부 정보를 기입하면 계약서, 서면 등의 법률문서를 자동으로 완성해주는 법률문서 자동작성 서비스가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Clio(클리오)’와 ‘Hotdocs(핫닥스)’ 등의 기업들이 법률문서 자동작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각종 법률문서에 대한 기본 양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필요에 맞게 양식을 수정하거나 업로드하여 재사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전자계약
전자계약도 리걸테크의 영역 중 하나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기존에는 종이 문서에 당사자들이 서명을 하는 형태로 진행됐던 계약 체결의 과정이, 점점 디지털화되고 있다는 점을 체감하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전자서명 제작부터 계약서의 작성, 체결, 보관 및 관리까지 디지털 공간에서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가 바로 전자계약 서비스입니다.
미국에서는 ‘Docusign(도큐사인),’ 한국에서는 ‘모두싸인’이 대표적인데요. 이러한 서비스들은 안전할 뿐만 아니라 편리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종이 계약서와 동일한 법적 효력이 인정됩니다. 이들 업체는 계약 문서 관리가 필요한 금융 기업과 변호사 단체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업무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리걸 파이낸싱
마지막으로, 리걸테크의 연관 영역으로 법률과 금융의 결합으로 탄생한 ‘리걸 파이낸싱(Legal Financing)’의 분야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개념일 수 있는데요. 리걸 파이낸싱은 법률문제의 해결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대출, 보험 등으로 자금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금전적 부담으로 법률 조력을 포기했던 사람들도 법률 전문가를 만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것에 큰 장점이 있습니다.
리걸 파이낸싱의 종류에는 크게 ‘법률비용보험’과 ‘소송펀드’가 있습니다.
(출처: DAS 홈페이지)
(출처: ARAG Legal Insurance 페이스북, ARAG 홈페이지)
‘법률비용보험’은 법적 분쟁의 대상이 되는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에,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기업이나 개인이 구매할 수 있는 보험 상품입니다. 일반적으로 상품 구매자가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납부하면, 추후 법적 사건이 발생했을 때 변호사 비용, 전문가 비용 등을 보험사가 보상하는 형태입니다. 미래에 갑자기 큰 액수의 법률 비용 지출이 발생하거나, 또는 소송을 해야 하지만 법률 비용이 부담스러워 하지 못하는 경우를 방지하는 데에 도움을 주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병원비나 수술비를 충당하기 위해 구매하는 건강보험 상품과 기본 원리가 동일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대표적인 법률비용보험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는 유럽에 자리 잡은 DAS와 ARAG가 있답니다.
(출처: Burford Capital 홈페이지)
한편, ‘소송펀드’는 소송을 하나의 투자 상품으로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조달해 소송을 제기하는 원고의 법률 비용을 공급해주는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투자자들은 재판에서의 승소 또는 합의를 통해 발생하는 막대한 규모의 손해배상금에서 이윤을 획득하죠. 이러한 소송펀드는 투자자와 원고 모두에게 매력적인 상품인데요, 승소 가능성이 높은 사건을 지니고 있지만 법률 비용이 부담스러워 소송을 망설이고 있던 의뢰인들은 법적 정의를 찾을 수 있고, 투자자들은 비교적 리스크가 적은 상품으로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Burford Capital이 대표적으로 소송펀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리걸테크의 사회적 영향력
여러 리걸테크 분야의 발전은 실제로 법률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우선 변호사를 비롯한 법조인들은 각종 리걸테크 분야의 도입 덕분에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IT 기술을 통해 변호사의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져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죠. 이를 통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사건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출처: legalfutures)
법률소비자, 즉 의뢰인에게도 리걸테크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IT 기술을 통해 더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 받게 됐으며, 시장의 투명성도 강화됐죠. 법률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도 더욱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의뢰인은 합리적인 금액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로앤컴퍼니의 모든 팀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법률서비스에 혁신을 일으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로앤컴퍼니는 마켓플레이스 분야뿐 아니라 리걸테크의 다양한 영역에 걸쳐 법률서비스의 대중화와 선진화에 앞장서겠습니다.
Edit 강서영 Graphic 허주경
-이 아티클은 2023년 1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